Waiting for

Waiting for

2023

lighting

discarded buoy, stainless steel, powder coated steel, brass, LED, spring coad

기다림이라는 막연한 심상 속에서 작업하며 떠오른 연극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학생 시절 교양 수업에서 우연히 보게 된 ’고도를 기다리며 (Wait for Godot)‘ 의 두서없이 이어지는 대화는 취객의 대화처럼 난해하면서도 우습다.
헐렁한 양복을 어설프게 걸친 두 남자는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일 같이 목이나 매세. 고도가 안 온다면 말이야.“
”고도가 오면?“
”그럼 사는 거지.“

기다림이란 필연적으로 막연하고 낙관적이며 수동적인 상황이다.
기다리는 사람은 상대가 오기까지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바다에서 쓰레기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바다와 환경에 대해 배우게 되며 자주 나누게 되는 대화도 마찬가지로 막연하다.
개인의 행동이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무력함과 미래 기술이나 외부의 힘 따위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낙관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한자리에 머물러 있다.

내 두 번째 램프는 어딘가에 걸터앉아 누군가를 홀로 기다리는 사람이다. 이름도 없다.
이 친구를 통해 막연한 불안 속에 있지만 여전히 수동적인 자세의 사람을 표현하려 한다.
작업을 하면서도 계속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일까, 작품을 보는 사람마다 작품이 나를 닮았다고 한다. 작업은 거짓말을 못한다.

작품의 머리에 쓰인 부표는 동해에서 수집한 부표이다. 부표를 주워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가족이 하나 더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수집해온 다른 어떤 재료들보다 특별하다.

세계에서 국토 대비 가장 긴 면적의 해안선을 가진 나라 한국은 심각한 해양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육지에서 사는 동물이라 심각한 문제임에도 다소 무관한 문제로 느껴진다. 이 무심함 속에 자꾸 많은 것을 잃어간다.
봄과 함께 찾아올 조카에게 보여주어야 할 바다가 계속 사라진다.

English ↓

KiWiB studio

Create a free website with Framer, the website builder loved by startups, designers and agencies.